역사신간

신석기시대 세계여성사/어문학사

 

 

제목: 신석기시대 세계여성사

펴낸곳: 어문학사

지은이: 장혜영

페이지: 688

 

2020년 2월 14일 어문학사에서 펴낸 역사 신간이다. 장혜영소설가가 2015년에 출판한 <구석기시대 세계여성사>의 연작이다.

아래에 책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1. 기후와 여성

 

신석기시대는 기온상승을 유도한 간빙기로서 농업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인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이 단지 간빙기의 도래와 기온상승 및 야생곡물 자생만으로 세계적인 범위에서 일제히 시작되었다는 기존의 통설에 이의를 제기한다. 구석기시대의 수렵과 어로를 통한 풍족한 식량획득 자원을 포기하고 전면 농경 체제에로 돌입하기에는 그때로서는 아직 농업은 생소한 생산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최근 과학계에서 이슈가 된 대충돌이론을 도입함으로써 기후의 돌연적인 변화와 대재난에 의해 인류가 어쩔 수 없이 농업으로 전환하게 되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대충돌의 피해 지역인 유럽에서 많은 남성인구를 상실한 여성들이 살아남은 인류를 거느리고 평야로 내려와 농업의 시대를 열었다는 논리이다. 결국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농업을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남성 다수에서 여성 다수의 인구 변화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다수가 된 여성의 공동체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도 덩달아 약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서양 즉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와 레반트, 소아시아 등 지역에서 나타난 특별한 경우이다. 단지 간빙기의 기온상승에 의해서만 농업이 간헐적으로 시작된 아시아 즉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의 상황은 기후 차이로 인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후 돌변이 없는 이 지역의 여성들은 농업의 전면화가 실현되지 않은 채 남성이 주도하는 수렵과 어로가 지속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도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2. 농업과 생산도구 그리고 여성

 

서양의 경우 농업은 보편적 현상이어서 구석기시대부터 채집의 경험을 누적한 여성이 자연스럽게 생산의 주체로 격상되었다. 이러한 판단은 당지의 신석기 유적 무덤의 고고학 발굴에서 출토되는 생산도구를 통해서도 입증 가능하다. 여성은 농업생산의 주체였을 뿐만 아니라 가내노동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신석기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 획득의 생산에서 주체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곧바로 그 세력이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 동양의 경우 농업은 여전히 수렵과 어로 생산경제에 밀려 남성의 권력이 지속되었다. 더구나 농업생산에서마저도 산림을 채벌하고 경작지를 개간하는 중노동은 여전히 남성의 몫으로 남았기에 생산경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성에 비해 보잘 것 없었다. 서아시의 경우 하천 변의 평야는 수목도 없는 사질토여서 경작지를 개간하는 토역 노동은 아예 존재하지 않아 농업에서 남성의 역할도 그만큼 위축되었다. 이런 까닭으로 동양 여성들은 신석기시대에 사회적인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3. 모권제-부권제와 여성 

 

농업이 발달한 서양에서 모권제는 확실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부권제의 전환 과정에 대해서 이 책은 모건의 기존 이론을 반박하며 합리적이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사회 내부적인 변화보다는 자연기후의 변화와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의 양강유역 하류 삼각주 지역에서의 홍수와 부권제의 대두를 연관시켜 담론을 전개한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모권제와 부권제 전환의 과정에 대한 담론에서는 서양 모권제이론의 답습을 지양하고 당지의 구체적인 실제와 결부시켜 문제를 풀어나간다. 서양에서 확실하게 존재했던 모권제가 여성에게 사회적 권위와 존엄을 부여했다면 동양에서는 모권제가 신석기시대 내내 거의 존재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다. 책에서는 무덤의 장속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이를 입중해낸다. 

 

4. 인간 조각상과 여성

 

서양의 경우 여성 조각상은 숭배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각춘 채 대량 출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발견되는 이른바 여신상은 숭배 대상이라 하기에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생산의 주체로 등장하지 못한 여성이 숭배 대상이 될 수가 없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농업이 발달한 인도-파키스탄 내지 주변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의 신석기시대 여인상은 숭배 대상으로서의 조건을 구비한 명실상부한 여신상들임이 입증된다.

 

5. 출산과 여성

 

대충돌로 남성 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인구 증가를 위한 여성의 출산은 또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여성은 농업생산의 주체에 출산 주체까지 되면서 그야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신석기시대 여신으로 화려하게 등극한다. 하지만 대충돌 사건의 피해를 당하지 않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경우 남성 인구는 줄어 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여성 인구보다 많아 사회적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아시아 지역 신석기시대에 남녀 성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다수였다는 판단은 무덤 인골의 성비 통계에서 입증된다. 

 

6. 취락,가옥과 여성

 

서양의 경우 취락이 어떻게 여성에 의해 인류 역사에 등장 하는지 그 기원에 대해 멸확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서양의 경우 원형가옥과 방형가옥의 구조적인 차이를 통해 남녀 권력 배분과 이양에 대해 논하며 동양의 경우에는 반지혈식과 지상식 가옥의 구조적인 차이를 통해 수렵경제와 농업경제의 경계 및 남녀 지위의 변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가옥으로 인해 모권제가 붕괴되는 서양의 경우와 여성이 가옥의 부엌에 의해 남성의 부속물로 타락하는 동양의 경우를 설명한다.   

 

이밖에도 이 책에서는 무덤의 부장품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을 통해 여성의 가내노동에서의 역할과 미모 관리 등 일상영역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담론을 전개하고 있다. 음악, 무용과 영성의 연관성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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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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