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 여성의 위상은 결코 남성에 뒤지지 않는다.

여성들은 정치, 경제, 과학, 문화예술 등 사회 전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남성과 어깨 나란히 중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나가고 있다. 그들 중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한 정치인, 과학자, 예술가, 법조인, 사업가, 교육자들이 끊임없이 배출되어 사회 일선에 공급되고 있다. 이제 여성이 배제된 사회는 정상적인 운영이 마비될 정도이다.

이제 여성은 육아에서, 남편에게서, 가정에서, 주방에서 해방되어 남성들과 함께 사회에 진출하여 국가와 경제건설에서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탈 가정적인 여성의 이러한 눈부신 사회적인 활약은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적어도 청동기시대부터 전근대에 이르는 수 천 년 동안 여성의 삶은 전쟁과 종교, 정치문화를 선점한 남성의 지배아래 좁은 가정에  유폐幽閉된 채 질곡과 억압의 무거운 멍에를 짊어져야만 했다. 중세시대 즉 봉건사회 속에서의 여성은 천년이란 세월 동안 남성과 종교(동양에서는 유교)의 탄압 아래서 남성의 소유물로, 출산과 육아, 부엌일에만 매여서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려는 이 책에는 여성의 가장 찬란했던 역사를 품고 있던 유일한 시대-신석기시대 여성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신석기시대는 문자그대로 여성의 시대로서 그들이 공동체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사회를 견인하던 시대였다. 여성은 생산의 주체, 출산의 주체로서 남성을 지배했다. 이러한 판단은 단지 당시 유적에서 출토되는 여신상 뿐 아니라 무덤에 부장된 생산도구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도 입증이 가능하다. 신석기시대에 여성이 전례없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당시에는 남성 문화 즉 수렵-어로경제가 대충돌로 인해 배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 전쟁이나 종교 이데올로기와 같은 후기 남성문화도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조건이 첨부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석기시대에 여성이 누린 사회적 위상을 돌이켜 봄으로써 오늘날 여성의 위상과 결부시켜 미래를 예켠할 수 있다고 할 때 이 책은 여성들이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4차 산업이 베푼 혜택이 신석기시대 농업이 여성에게 베푼 혜택처럼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격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3차세계대전의 가능성은 또 장차 여성과 남성에게 어떤 혜택과 불이익을 배분할 것인지?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남성문화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은 근대 이후 1,2차산업경제의 쇠락과 전쟁의 소실 및 종교의 과학에 의한 타격과 더불어 지배권도 증발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이 여성의 미래를 예측하는 지렛대 작용을 할 지도 모른다. 

 

어문학사에서 펴내고 장혜영이 지은 인문신간이다.

 

Posted by 아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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